솔직히 저는 처음에 코룸을 디아블로 아류작쯤으로 얕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키보드에 손을 얹고 첫 번째 적을 만난 순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클릭으로 쓸어담는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적 하나하나를 읽어가며 싸워야 하는, 결이 전혀 다른 국산 액션 RPG였죠.디아블로와 다른 길을 택한 난이도의 이유코룸을 처음 켰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이거 왜 이렇게 어렵지?"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플레이했던 디아블로는 마우스로 클릭하면 캐릭터가 알아서 쫓아가 때렸습니다. 타겟팅(targeting) 방식, 즉 적을 지정하면 자동으로 접근해 공격이 이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조작 자체가 전면에 튀어나오는 경우는 드물었죠.반면 코룸은 키보드 중심의 히트 앤 런(hit and run) 전투를 기본으로 삼았습니..
국산 RPG의 시작을 한 학생 팀이 만들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1994년, 인천의 컴퓨터 가게 뒷방에서 고등학생들이 만든 게임이 약 10만 장 넘게 팔리며 국내 패키지 게임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저도 처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접했을 때는 그냥 옛날 게임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해보고 나서 이게 왜 아직도 회자되는지 바로 알았습니다.학생들이 만든 게임이 국민 RPG가 된 이유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명작이라고 하면, 대부분 "그래도 30년 전 게임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게임은 기술적 한계 때문에 스토리도 얕고 캐릭터도 단순할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직접 플레이해보고 그 편견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확인했습니다.이 게임은 고등학생 몇 명이 톨킨 세계관에서 영감을 받..
창세기전2를 처음 플레이했을 때, 패키지 안에 인쇄된 스킬표를 펴놓고 아수라파천무 조합을 외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시절 국산 RPG가 일본 JRPG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믿게 해준 작품이 바로 창세기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창세기전 IP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혹평을 받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돼야 할까요?국산 RPG의 황금기, 창세기전은 어떻게 태어났나솔직히 처음 창세기전2를 손에 쥐었을 때는 그냥 '국산 게임이니까 한번 해보자' 정도의 마음이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일본 RPG는 이미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같은 작품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국산 게임이라는 타이틀은 솔직히 기대치를 낮추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